머스크 때문에 車기업 쓰러진다면…

입력 2023-05-19 17:45   수정 2023-05-20 00:22

일론 머스크는 미국 자동차 기업의 파멸을 의도하는 걸까? 테슬라가 최근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경쟁사들이 큰 손해를 감수하게 된 상황을 볼 때 근거 있는 의혹이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무너진다면 비난의 화살은 미국자동차노조(UAW)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을 향할 것이다.

테슬라가 설립된 2003년에는 테슬라만이 전기차에 진심인 유일한 기업이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는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뿐 아니라 전기차 스타트업과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델3 세단 가격을 낮추고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출시를 준비하며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머스크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익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가 우선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매출을 늘리겠다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다. 전기차 경쟁사들을 시장에서 몰아내는 게 진짜 목적이다.
테슬라 상대로 고전하는 기업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전기차 산업에 막대한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한다. 하지만 기업 대다수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전기차 사업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미국 자동차기업 포드는 올해 전기차 사업의 손실액을 30억달러, 흑자 전환 시기를 2026년으로 예상한다. 올해 1분기 포드 전기차 부문의 손실은 매출보다 컸다.

포드를 비롯한 자동차 기업들이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은 동일하다. 제조 규모 확대를 통한 비용 절감이다. 테슬라가 10년 이상 적자를 이어오다가 2020년 흑자 전환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의 ‘제로금리’ 시대가 장기간 이어진 덕에 테슬라는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정크)인데도 자금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아 버틸 수 있었다. 또 탄소배출권을 다른 자동차 기업에 팔아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들은 테슬라 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오히려 내연기관차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전기차 사업에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 판매 신차에서 전기차 비중을 2026년 17%, 2032년 67%로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마저도 불가능해진다.
노조 변수가 경쟁력 위협
여기에 더해 노동조합이 없는 테슬라와 달리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에는 UAW 변수가 있다. UAW는 전기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 사수를 원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 공정에는 내연기관차보다 필요 인력이 적기 때문에 기업이 해고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UAW는 단체협상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지지를 요구하고 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비판하며 전기차로의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을 하지 않는다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이미 테슬라에 뒤처져 있는 자동차 기업의 경쟁력을 더 떨어뜨리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다. 자동차 기업들은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출발선에서 추락할 위기에까지 처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Elon Musk Squeezes His Electric-Vehicle Competitor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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